홈피트니스 기업, 펠로톤(Peloton)은 업계를 이끌고 있고 새로운 트랜드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펠로톤은 미국을 중심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최근들어 "집에서 운동한다" 라는 말을 "펠로톤 한다" 라고 말하고 있다. 마치 우리가 "메신저를 보내다"를 "카톡 보내다"로 대신 사용하거나 "검색하다"를 "구글링하다"로 쓰는 현상처럼 '펠로톤'은 하나의 고유명사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내 주변 친구들 중 상당수가 이미 펠로톤을 보유하고 있고,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도 현재 제품을 받기위한 대기 중인 경우가 많다.
펠로톤은 어떤 회사인가?
펠로톤은 '홈피트니스 기업' 이라는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집에서 운동할 수 있는 장비와 콘텐츠를 판매하는 회사다. 펠로톤의 기업 모델을 설명할때, 많은 사람들이 애플(Apple)과 넷플릭스(Netflix)와 비교하고는 한다. 펠로톤은 왜 애플과 넷플릭스와 비교되는 것일까?
애플과 비교되는 펠로톤?
펠로톤이 애플과 비교되는 이유는, 펠로톤은 운동기구와 운동 콘텐츠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펠로톤의 매출 비중은 하드웨어가 약 80%, 콘텐츠가 약 20% 이다. 펠로톤이 판매하고 있는 운동기구는 두 가지다. 하나는 실내용 자전거와 다른 하나는 흔히 런닝머신이라고 부르는 트레드밀(treadmill)이다. 가격은 실내용 자전거가 $2,245 (약 260만원), 트레드밀이 $4,295 (약 460만원) 정도다.
펠로톤 운동기구의 가장 큰 특징은 기구 앞쪽에 20인치 대형 터치 스크린과 카메라가 달려있다는 점이다. 이 스크린을 통해 라이브 또는 녹화된 피트니스 영상을 보면서 운동을 즐길 수 있다. 기구에는 내장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분당 회전수, 달린 거리, 속도, 심박수 등이 실시간으로 화면에 나타난다. 라이브 강좌의 경우 이 정보들이 피트니스 강사에게 그대로 전달이 되어, 실시간으로 응원을 해주거나 운동 강도를 조절해 주기도 한다.
결국 펠로톤의 운동기구는 운동 자체를 하게하는 기구이지만, 동시에 디지털 콘텐츠를 즐길 수있는 디지털 디바이스 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펠로톤이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것은 '운동기구를 팔아서 큰 돈을 벌겠다' 라기 생각보다는 콘텐츠를 팔기 위한 판깔기로 보는 것이 맞다. 바로 이런 점이 애플의 생태계 전략과 닮았다고 해서 펠로톤이 피트니스계의 애플이라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하드웨어의 가격을 낮추고 애플TV, 애플 뉴스, 애플 아케이드 등을 묶어서 판매하는 등 하드웨어 기업에서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보여줬다. 하드웨어를 판매하면서도, 그 위에서 구동되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판매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펠로톤의 구매자 중 92%가 펠로톤의 운동 콘텐츠를 구독하고 있다고 한다.
넷플릭스와 비교되는 펠로톤?
펠로톤은 넷플릭스와도 비교되고 있다. 현재 펠로톤의 콘텐츠 매출 비중은 20% 정도이지만, 앞으로는 그 비중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펠로톤의 CEO인 존 폴리(John Foley)도 "우리는 운동기구 회사가 아니라,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회사로 분류되어야 한다" 라고 직접 넷플릭스와의 비교를 하기도 했다.
펠로톤이 넷플릭스와 비슷한 점은 월 구독료를 받고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운동기구를 소유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라이브 강좌가 가능고 맞춤형 운동 경험을 선사하는 All-Access Membership은 월 $39 (약 4만원), 운동기구가 없어도 명상, 요가, 스트레칭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Digital Membership은 월 $12.99 (약 1만 5천원)이다.
펠로톤이 넷플릭스와 닮은 또 하나는, 바로 콘텐츠 추천 시스템이다. 넷플릭스가 유저의 취향을 분석해 작품을 추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펠로톤도 이용자의 건강상태와 운동 습관을 고려해 운동을 추천해준다. 현재 펠로톤에 소속되어 있는 유명 강사들은 40명 이상으로 사용자가 하고 싶은 운동과 원하는 강도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펠로톤이 특별한 이유
1. 라이브 강좌 (Live Classes)
홈피트니스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바로 '지루함'이다. 집에서 런닝머신이나 실내용 자전거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운동을 꾸준히하기 가장 어려운 이유를 '지루함'으로 꼽는다. 또 집에서 하는 운동은 언제든 하고 싶을때 하면 되니까 운동을 자주 미루기도 한다.
이 '지루함'을 타파한 것이 바로 펠로톤의 라이브 강좌이다. 펠로톤의 라이브 강좌는 단순히 운동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강사에게 운동 피드백을 받는 인터렉티브 강좌다. 덕분에 펠로톤의 콘텐츠를 이용하면 혼자 무료하게 운동한다는 느낌을 들지 않는다.
펠로톤의 장점으로 꼽히는 라이브 강좌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강좌를 이끌어가는 강사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이상을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줘가면서 강의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펠로톤의 콘텐츠를 구독할 이유가 없다.
펠로톤은 강사를 굉장히 까다롭게 선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미 유명한 강사를 대형 피트니스 센터에서 직접 스카우트 해오기도 하고, 공개 오디션을 통해서 유능한 강사를 선발한다. 특이한 점은, 펠로톤은 강사를 선발할때, 운동 강사로서의 능력도 중요하게 보지만 엔터테이너로서 얼마나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지 역시 꼼꼼하게 따져본다. 펠로톤은 이렇게 선발된 강사들을 적극 활용하고, 강사들만의 개성을 살린 강좌들을 개설하여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펠로톤은 촬영에도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고 있다. 뉴욕과 런던에 850평 이상의 전용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방송사와 영화 촬영 팀의 전문 인력들을 활용하여 라이브 중계를 맡긴다.
2. 커뮤니티 (Community)
펠로톤의 또다른 강점은 바로 커뮤니티 기능이다. 펠로톤의 라이브 강좌는 일대일로 진행되지 않고, 다수의 사용자가 참여하게 된다. 그래서 한 강좌에 참여하는 회원들끼리도 서로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같은 강좌에 참여하는 다른 회원들의 운동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기도 하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운동효과도 증진하고, 서로 응원 메세지를 보낼 수도 있다.
펠로톤의 커뮤니티 기능은 개인화 경험을 중시하면서도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과도 딱 들어맞는다. 이런 밀레니얼 세대가 펠로톤의 주 이용자가 되면서 얼굴은 모르지만, 같은 관심사를 가진 동료들끼리 느슨하면서도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디지털 세상에서 친구를 만들고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기에, 펠로톤 사용자들은 강의를 미루지 않고 높은 참여율을 보인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건재할까?
펠로톤의 성장에는 우수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큰 몫을 했지만, 가장 큰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코로나19 였다. 미국 내 모든 헬스장이 문을 닫으면서 홈피트니스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급증했다. 그럼 코로나19 이후에 다시 오프라인 헬스장이 문을 열면 홈피트니스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을까?
나는 이 점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펠로톤은 헬스장의 모든 것을 대체하는 회사가 아니다. 펠로톤이 판매하는 실내용 자전거와 트레드밀은 유산소 운동에 집중하고 있고, 헬스장과도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넷플릭스를 본다고 코로나19 이후에 영화관을 안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홈피트니스는 우리가 건강에 예전보다 더 관심을 갖게되면서 탄생한 또 하나의 문화생활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의 질과 위생을 생각해봤을 때도, 펠로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여러 사람들이 운동기기를 공유하고 땀과 침 등 분비물이 묻을 수 밖에 없는 헬스장의 경우에는 위생 면에서 분명한 아쉬움이 있다. 그동안 홈피트니스는 '운동의 질' 면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펠로톤은 기술을 결합한 라이브 강좌로 홈피트니스의 퀄리티를 확 높였다. 그래서 집에서도 헬스장만큼 충분한 운동이 가능해졌고, 코로나19 사태로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은만큼 앞으로도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트랜드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펠로톤은 다른 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겪었듯이, 피트니스 분야의 새로운 디지털화라고 본다. 나 역시 펠로톤 제품을 살 계획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펠로톤이 어떻게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갈지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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