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페이스북(Facebook)은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기술인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페이스북인 SNS 플랫폼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Instagram), 와츠앱(WhatsApp)을 운영하며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SNS 제국을 구축한 페이스북이 SNS에 안주하지 않고 VR과 AR을 선도하면서, 이를 뛰어넘어 메타버스까지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VR기기 전문회사인 오큘러스(Oculus VR)가 작년 10월에 출시한 VR 헤드셋인 오큘러스 퀘스트2 (Oculus Quest 2)는 전세계으로 놀랄만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출시 이후에 1분기 만에 이미 100만대가 팔렸고, 올해들어서도 비슷한 추이로 팔려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2월부터 SKT가 정식 수입을 시작했고, 5일만에 1만대가 완판됐고, 추가 물량도 반나절만에 4,000대가 모두 품절됐다고 한다. 판매 추이만 놓고 보면, 초창기 아이폰이 팔려나가던 속도와 비슷한 속도로 팔리고 있는 셈이다.
오큘러스는 2014년에 페이스북에 인수된 회사지만, 그동안 페이스북의 '실패한 인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인수에 $3.5B (약 3.8조원)을 투자했는데, 오큘러스가 페이스북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은 4%가 되질 않는다. 현재 페이스북의 핵심이라 불리는 인스타그램을 인수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이 $1B (약 1.2조원)임을 생각하면, 분명히 아쉬운 성과다.
하지만 오큘러스 인수 이후 페이스북은 꾸준한 투자를 이어왔고, 최근 오큘러스의 성장으로 순식간에 VR 시장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선도하는 회사로 자리잡았다. 페이스북은 VR/AR 개발자 컨퍼런스인 페이스북 커넥트(Facebook Connect)를 통해서 그들의 비전과 향후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서 꾸준히 공유해왔고,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Facebook Reality Labs)을 통해서 VR/AR 연구체계를 일원화해서 기술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즉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오큘러스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현실 SNS 서비스인 호라이즌(Facebook Horizon)은 사용자들이 본인만의 아바타를 만들어서 가상현실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서비스다. 호라이즌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친구를 가상 세계에서 만날 수 있고, 음성 채팅 기능으로 함께 대화를 나누거나 취미활동을 즐기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는 아직 테스트 단계에 있는 서비스지만, 향후 오큘러스의 보급이 더 대중화되면 정식 서비스로 전환될 전망이다.
그리고 VR하면 빠질 수 없는 게임 역시 페이스북이 적극적으로 밀고있는 부문이다. 이미 페이스북은 이미 오큘러스 VR 기기 전용 스토어를 개설하고, 200가지가 넘는 게임을 런칭했다. 또한 최근에는 VR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게임회사들을 차례로 인수하고 있다. 올해 6월에 시애틀의 VR 게임회사인 BigBox VR을 $6.5M (약 70억원)에, 유명 VR 게임인 Lone Echo의 제작사를 비공개 가격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은 자체 개발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해서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힘을 쓰고 있다.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관련 기술인 VR과 AR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이유는 미래 먹거리를 선점함과 동시에 사업의 다각화도 중요한 이유겠지만, 무엇보다 플랫폼 독립을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자체가 SNS 플랫폼이긴 하지만 스마트폰과 PC라는 컴퓨팅 플랫폼에 묶여있다. 스마트폰과 PC의 운영체제를 지배하는 기업들이 정책을 바꾸면 페이스북 역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애플이 최근 iOS에서 개인 정보 정책을 바꾸면서 개인별 맞춤 광고가 어려워진 탓에 iOS에서의 페이스북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일찌감치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VR과 AR기기에 투자하면서 시장을 선점함으로서 플랫폼 독립을 향한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의 VR기기를 경쟁사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서 보급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즐길만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공급해서 페이스북 생태계 안에 사람들을 머무르게 하고자 한다. 페이스북은 기존 SNS 사업을 넘어서 메타버스를 설계하고 핵심 기술인 VR과 AR기술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 앞으로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기반으로 메타버스와 VR/AR 시장을 대표할 회사로 변신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은 어느 기업보다 빠르게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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